안녕하세요. 평범한 일상을 기록하는 아만다입니다.
오늘도 아이의 마음의 문 앞을 서성이다 돌아온 전국의 모든 부모님들, 잘 지내고 계신가요?
계절이 바뀌는 걸 보면서 문득 우리 아이들의 시간도 참 빠르게 흐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품 안의 자식이라더니, 어느새 훌쩍 커버린 아이를 보면 기특하면서도 가끔은 낯선 기분이 들곤 하죠. 특히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 그 낯선 기분은 때때로 '서운함'이나 '지침'으로 다가오기도 하는 것 같아요.
오늘은 제가 최근에 겪었던 마음의 변화, 그리고 사춘기 아들과의 관계를 조금은 다르게 바라보게 된 계기에 대해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아들의 침묵
중학생이 된 아들은 어느 순간부터 제게 보여주던 웃음 대신 짧은 대답들을 내놓기 시작했어요.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점심은 맛있었는지 묻고 싶은 게 참 많은데 돌아오는 말은 늘 비슷했습니다.
"몰라요."
"그냥요."
"됐어요."
머리로는 알고 있었어요. 사춘기 아이들이 부모와 거리를 두며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건 아주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라는 걸요. 하지만 아시죠? 실전은 이론과 다르다는 거요. 회사에서 업무에 치이다 돌아온 날, 혹은 잠을 설쳐서 몸이 천근만근인 날에는 그 차가운 대화 한 마디가 비수처럼 꽂히더라고요.
아이는 그저 평소처럼 자기 속도대로 크고 있을 뿐인데, 저는 혼자 예민해져서 "너는 왜 말을 그렇게 하니?"라며 짜증을 섞어 내뱉고는 밤마다 이불 속에서 후회하곤 했습니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는 다짐이 아이의 짧은 대답 앞에 무너질 때마다 자괴감이 밀려왔죠.
육아 공부보다 시급했던 것, 나의 에너지
처음에는 제 공부가 부족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유명하다는 육아 서적을 사 모으고, 전문가들의 강연을 찾아 들으며 사춘기 대화법을 익히려 애썼어요. '아이가 거부할 때는 기다려줘야 한다', '감정을 읽어줘야 한다'는 문구들을 가슴에 새겼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실천이었어요. 아무리 좋은 기술을 배워도 정작 내 몸이 지쳐 있으니 아이의 퉁명스러움을 받아줄 힘이 남아 있지 않았던 거죠. 사춘기 자녀의 감정을 받아주고, 그 침묵을 인내하며 기다려주는 일은 사실 엄청난 '고강도 노동'이었던 셈입니다.
문득 몇 년 전 부모 교육 강연에서 조선미 교수님이 하셨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육아 공부를 열심히 해도 현실에선 자꾸 무너진다는 한 부모님의 질문에 교수님은 이렇게 답하셨죠.
"육아 공부도 좋지만 운동도 하세요. 부모가 건강해야 아이를 키울 수 있습니다."
그때는 그 말이 잘 와닿지 않았어요. "대화 비법을 알려주셔야지 웬 운동?"이라며 의아해했죠. 하지만 몸소 겪어보니 알겠더라고요. 부모의 여유는 인격이나 지식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 건강한 체력에서 시작된다는 것을요.
운동화를 신고 변화된 풍경들
그래서 최근 몇 달간 거창한 목표 없이 가벼운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그저 매일 퇴근 후나 주말에 30분 정도 집 근처 공원을 걷는 정도예요. 헬스장에 가서 무거운 기구를 드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장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몸을 움직이니 마음의 공간이 조금씩 넓어지기 시작한 거예요.
어느 날 퇴근해서 돌아왔을 때, 여느 때처럼 아들이 제 질문에 "됐어요."라며 무뚝뚝하게 대답하며 자기 방으로 쏙 들어가 버렸습니다. 예전 같으면 '내가 어떻게 키웠는데...' 하며 울컥했을 텐데, 그날은 이상하게 마음이 평온했어요. 오히려 '오늘 우리 아들이 밖에서 좀 피곤했나 보다'라고 쿨하게 넘길 수 있었죠.
아이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변한 건 제 체력과 그로 인해 생긴 마음의 맷집이었어요. 몸이 가벼워지니 아이의 날 선 감정도 둥글게 받아낼 여유가 생긴 겁니다. 운동은 더 이상 살을 빼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내 소중한 자녀에게 한 번 더 웃어주기 위한 생존 전략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다시 부모가 될 수 있는 힘
요즘 저는 운동을 가장 먼저 챙깁니다. 멋진 몸매를 만들어서 자랑하고 싶은 마음보다는, 내일 아침 아이를 깨울 때 조금 더 환하게 웃어주기 위해서예요. 아이가 사춘기라는 통로를 무사히 지나 훗날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왔을 때, 지치지 않고 그 순간을 온전히 안아줄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거든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도 사춘기 자녀와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계신 분들이 있을 거예요. 혹은 육아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번아웃이 오기 직전인 분들도요.
부탁드리고 싶은 건, 아이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시간의 절반만이라도 여러분 자신을 위해 써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동네 한 바퀴를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몸을 움직이면 신기하게도 머릿속을 괴롭히던 서운함과 걱정들이 조금씩 비워집니다.
사용자 추천 및 꿀팁
- 운동 전용 플레이리스트 만들기: 아이 생각, 집안일 생각 대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몰입할 수 있는 팟캐스트를 들어보세요.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 됩니다.
- 운동 일지가 아닌 '기분 일지' 써보기: "오늘 3km 뛰었다"는 성과보다는 "오늘 20분 걷고 나니 아이의 무뚝뚝함이 덜 밉게 느껴졌다"는 식의 감정 변화를 기록해 보세요.
- 편한 운동화 준비하기: 현관 앞에 가장 편한 신발을 두세요.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나갈 수 있게 환경을 만드는 것이 꾸준함의 비결입니다.
마무리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매일 고민하고 애쓰고 계신 당신, 이미 당신은 충분히 훌륭한 부모님입니다. 다만 우리는 기계가 아니기에, 누군가를 사랑하고 인내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채우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할 뿐이에요.
내일은 아이에게 건넬 좋은 대사 한 줄을 외우기보다, 나를 위한 운동화 끈을 먼저 묶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부모의 건강한 웃음만큼 아이에게 큰 위로가 되는 건 없으니까요. 오늘도 여러분의 평온한 저녁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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